산과 강이 어우르는 팔당에서 자전거 타기

2016. 5. 24. 13:29LIFE GOES ON/다녀오다

저번 주 폭염주의보가 서울에 발령남에도 불구하고 도시생활에 지쳐있던 저는 팔당역 근처에서 자전거를 빌려서 한번 다녀와보기로 마음먹고 경의선 전철에 올랐습니다. 자전고 코스가 어딘지도 모르고 처음 가보는 곳이었으나 날씨는 좋았고 그냥 무조건 출발했습니다. 다만 좀 더운날이었기 때문에 2시넘어서 출발하여 3시 조금 넘어서 팔당에 도착 했습니다.

팔당에 내리면 약간 가평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도로 밖에 없고 그 외엔 다 산과 들밖에 없습니다. 역 바로 나오게 되면 아무것도 안보여서 당황하게 되는데 근처에 조금만 걸어가보시면 자전거 대여점과 가게들이 띄엄띄엄 있습니다.

"전기자전거 2인용 종일 대여 3만원, 일반 자전거 2인용 2만원"

저는 역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있는 NSR 라이딩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렸습니다. 폭염주의라 그런지 그냥 자전거를 타기엔 여자친구와 힘들것 같아 전기 자전거로 빌렸습니다.

팔당 전기 자전거▲ 힘들거 같으면 그냥 전기 자전거를 타자

사실 종일권이라서 조금 일찍 와서 탔으면 했는데, 3시 넘어서 타기 시작하면 자전거 반납시간인 7시를 맞추기엔 빠듯한 스케쥴이었습니다. 점심도 굶은 상태였기에 팔당 초계국수를 꼭 먹어야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전기 자전거를 타니까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쑤욱 나가는게, 힘들지도 않아서 주변 관경을 더 유심히 볼 수 있었던게 좋았던거 같습니다. 역쪽으로 다시 쭉 가다보면 한강 줄기쪽으로 빠지는 길이 있는데 여기가 참 이쁩니다. 자전거를 타는 일반인들도 서로 매너좋게 지나갈게요~ 하면서 옆을 슥슥 지나갑니다.

여기 오기전에 한강과 남한강 그리고 북한강, 팔당호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지도를 보니 팔당호에서 이 세개의 강이 한 곳에 모이더라구요. 한강 밖에 몰랐던 놈으로선 나름 큰 의미로 생각되었습니다.

팔당 초계국수▲ 처음 먹어봤는데 냉면보다 나은것 같다

"그 유명한 팔당 초계 비빔국수 8000원~ 만두 5000원!"

역에서 한 10분정도를 타고 가다보면 갑자기 좀 사람이 붐비는 곳이 있습니다. 거기가 초계국수를 파는 중심지인데, 어디가 맛잇는지 알아보지 않았던 저로선 그냥 사람 많은 팔당 초계 국수 라는 집에서 번호표를 받고 대기했습니다. 한 15분 정도 기다리니 먹을 수 있었고, 만두와 같이 먹었습니다. 

국수치고는 가격이 비쌌지만, 가격만큼 맛은 하는 맛이었습니다. 왜 다들 팔당에 가면 초계국수를 꼭 먹고 오는지 알 수 있었네요.

팔당 터널▲ 터널에 들어가는 순간 공기가 차갑다

배를 채우고 다시 출발합니다. 도중에 가다보면 터널 구간이 나오게 되는데, 여기도 기분이 좋게 엄청 시원합니다. 자동차는 다니지 않는 자전거 구간이니 안심하시고 달려도 됩니다.

능내역▲ 제일 기본적인 코스의 끝인 능내역

"20-30분쯤 달리다보면 나오는 능내역"

능내역은 1956년에 생겨서 2008년에 폐지된 오래된 역입니다. 폐지된 역을 리모델링하여 관광용 쉼터로 개방하였는데, 옛 역의 느낌을 제외하고는 크게 볼 건 없습니다. 그래도 팔당 자전거 코스의 상징적인 곳이라 내려서 사진은 한번씩 다 찍고 갑니다.

능내역 열차카페▲ 외관이 이쁜 열차카페

그 옆에는 열차 카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안에 들어가보진 않았지만 제법 엔틱하고 정겨운 느낌이 들어 다음에는 한번 가보겠다 생각이 들더군요.


봄 과 여름 사이의 애매한 계절이지만 자전거 길에는 꽃도 펴있고, 강 줄기가 시원하게 뻗어있으며 하늘은 푸르러서 가는 내내 즐겁습니다.

양수대교

저 넘어로 보이는것은 양수대교 입니다. 북한강의 끝자락에 있는 다리이며, 다리를 건너면 남한강쪽으로 쭉 갈 수 있는 도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원래 능내역 까지만 갔다가 돌아가려했으나 은근히 시간이 남아서 계속 직진을 합니다.  계속 가면 운길산역이 나온다고 하네요. 딱 돌아갈 수 있는 1시간을 남겨놓고 계속 달렸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무슨 다리인지도 잘 모르고, 그냥 지날때 기분이 좋아서 찍었습니다. 운길산 역쪽에서 잠깐 강변 코스에서 이탈하게 되는데 거기서 다시 유턴해서 팔당역쪽으로 다시 발길을 돌렸습니다.

팔당 자전거도로▲ 텅빈 도로 덕분에 마음까지 뻥

해가 지려는 시간이라서 도로에 사람들도 많이 없어졌습니다. 일부로 늦게 탄 이유는 저녁 노을을 보려고 온거였는데 과연 노을이 이쁘게 졌을까요.

팔당 카페▲ 잠깐 쉬어갈 수 있는 카페 발견!

10분 정도의 시간여유가 있어서 도로변에 있는 카페에 잠시 또 멈춰서 커피를 한잔 마셔보기도 합니다. 

팔당 카페▲ 창너머로 팔당호가 보인다

조용한 카페에다가 팔당호를 바로 볼 수 있는 최적의 위치인데도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놀랬네요. 아 근처에 유명한 카페가 있다죠. 그 곳에 사람들이 우글우글 거려서 저는 그냥 지나쳤습니다.

▲ 옥상 발코니도 있어서 분위기도 굿

커피 한잔과 카페 옥상에 올라가면 이렇게 팔당호와 산을 볼 수 있는데 경관이 훌륭했습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좀 바구니에 셀카봉과 스마트폰을 담아놓고 틈틈히 한손으로 주변을 찍고 다녔는데, 자전거를 잘 못타시는분은 그냥 눈으로만 감상하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 해가지는 산등성이의 곡선이 아름답기까지 하다

살살 산등성이 넘어로 해가 지려고 하네요. 이때부터는 선글라스도 벗고 탔습니다. 햇볕이 따갑지 않고 따스하고 편한 빛이었기때문에 그대로 눈으로 받아들이니 경관이 또 다르게 느껴지더군요.

이때 제일 기분이 좋아져서 흥얼거리며 연속 사진을 찍었는데ㅋ 앞에분들이 지나치는바람에 조금 아쉽긴 했으나 석양을 보며 타는 자전거는 처음이라 경이로웠습니다.

▲ 파노라마로 찍은 자전거 도로

어느덧 7시였고 정각에 딱 맞춰서 팔당역에 도착했는데, 반납시간이 7시인줄알고 반납하려했더니 아저씨가 배터리가 많이 남았네 하시더니 8시까지 타다가 다시 오라고 하더군요 ㅋ 

그래서 멀리는 안갔고, 서울방향으로 조금 가봤는데 한적한 강가에 벤치가 두개 있어서 거기서 노닥거리다 왔습니다.

팔당호 노을 한강 노을▲ 이날따라 노을이 붉은 노른자라서 더 예뻤다

거기서 바라보는 노을이 근래들어 본 노을중에 최고였던거 같네요. 다만 이 자리가 날파리가 좀 있어서 그렇지 분위기상 소개팅 썸녀가 있다면 꼭 와서 노을을 보세요ㅋㅋ 그냥 노을을 바라보노라면 손이라도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꼭 다음을 기약하며, 여자친구와 약속했네요. 이만 지는 노을과 함께 팔당에서 자전거 타기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