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8. 23:10ㆍNEKO/고양님 일상
고양이는 어려운 동물이다. 그 중 어려운 것은 고양이를 맘껏 만지는 것이다. 고양이들은 성격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개냥이들은 만져도 가만히 있으며 스스로 무릎 위에 올라와 앉기도 한다던데. 우리집 고양님은 성격이 조금 반반이다. 개냥이인듯 아닌듯. 어렸을때부터 집안에 손님들이 오면 절대 구석에 숨지 않고 나와서 킁킁 대면서 호기심을 표하기에 요놈은 개냥이구나! 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었으나, 막상 만지려고 하면 내손에서 액체처럼 미끄러져 도망가버린다. 그러고는 관심을 주지 않는 척 하다보면 어느샌가 또 주위에 어슬렁 거리고 있다.
이렇게 만지기를 싫어하는 우리집 고양이는 딱 만지기를 허락하는 시간이 있다. 바로 잠들었을때 이다. 잠들었을때 살포시 옆에 앉아 목덜미를 만져주면 눈을 감은채 꼬리만 살랑살랑 거리는게 딱 봐도 그래 거기가 참 좋구나 하는 표정이다. 이때는 배를 만져도 도망가지않고 발버둥만 살짝 치고 내손을 감싸안고 잠이 드신다. 그리고 손이 감싸안긴 채로 고양이의 체온이 온화하게 느껴지기 시작하면 나도 가끔 잠이 들어버린다.
가끔 고양이를 안고 싶은 욕구가 와장창 생기는데 여기서도 우리집 고양이는 딱 명확하게 허용되는 시간이 있다. 들어올려서 내 가슴품으로 안고 있으면 거의 30초가 됨과 동시에 나갈려고 발버둥 친다. 타이머가 울리기 전에 볼비비기, 코만지기, 쓰다듬기, 이빨 상태확인, 눈마주치기 모든 것을 다해야되는 것이다 그래서 거의 활동 시간에는 만지기를 포기하고 잠이 들기만을 나는 기다린다.
본론으로 들어와 우리집 고양이가 만질때 가장 좋아하는 부위는 일단 1순위는 목덜미이다. 내가 다른집 고양이의 목덜미를 여러번 거쳐왔지만 아무도 목덜미를 거부하지는 않았다. 우리집놈도 마찬가지였다. 퇴근하고 돌아왔을때 그릉그릉대면서 제일 먼저 들이내미는건 목덜미다. 손을 내밀고 있으면 목덜미 만져달라고 난리다.
이럴때 대충 만져주면 계속 집사를 따라다니고 귀찮게 굴고 울기때문이다. (나름 삐진거라 본다) 꼭 퇴근 후에는 옷도 안벗고 바로 먼저 하는게 목덜미 만져주기 + 내 입냄새 맡게 해주기(?)다. 입냄새 맡기는 누가 그러기로는 나혼자 뭐처먹고 왔는지 검사하는 시간이라던데.. 여튼 퇴근 후면 내 손과 입은 바쁘다.
두번째로 좋아하는 부위는 꼬리가 시작되는 부위? 거기를 긁어주기인데. 만지면 먼가 간질거리면서도 좋아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식사를 하실때 그 부분을 만져주면 이상하게 엉덩이를 치켜세워서 도망가지도 않고 꼬리도 세우고 밥을 먹는다. 퇴근하고 왔을때 목덜미와 꼬리 그부분을 만져주면 그릉그릉 + 힙업 + 목덜미 들이밀기 삼종세트를 볼 수 있다.
이렇게 두가지 부위를 찾아냈지만 나는 아직 다른 부위를 찾지 못했다. 촉촉한 코를 만져주는 것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이건 아직 검증 되지않았고 애매하다. 다만 배는 만지지않는것을 추천한다. 발톱이 안깍혀 있는 상태에서 배만지려 시도하다가 토끼발에 손등 긁히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ㅠ (토끼발 차기는 아시는 분은 아실듯) 그리고 고양이 손발 만지기도 고 난이도 이다. 이거도 왠만하면 꼭 잘때만 만지자. 우리집 놈은 외동이기 때문에 깨무는 버릇이 3년이 지나도 안고쳐지고 있기 때문에 내 손은 깨물고 발차기 당하기 일쑤이다. 고양이 만지기가 아직 익숙하지 않는 집사분들은 무조건 잠들었을때를 공략해서 만지기 점수를 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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