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먹다

동대문 동북화과왕에서 중국 정통 샤브샤브 훠궈를 먹다

1Q85 2016. 4. 5. 21:00


지난 주말에 두고두고 먹어봤으면 하는 음식중 하나인 중국 정통 샤브샤브인 훠궈를 드디어 먹어봤습니다. 친구 커플과 4명이서 동대문으로 출발해서 6번출구로 쭉나와서 걸어갔더니 한자로 되어 있는 동북화과왕 간판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까먹고 입구 사진을 못찍었네요) 빨간 간판에 대충 5글자로 한자로 적혀있으니 척 보면 딱 느껴지실겁니다. 동북화과왕이라는 단어중 화과는 이 포스팅에서 말하는 중국식 발음으로 "훠궈" 라고 하네요. 원래 양꼬치만 먹어봤지만 오늘은 이집의 정통 요리인 훠궈를 먹어보았습니다. 처음에 멋도 모르고 친구 따라 중국 샤브샤브 먹어볼래라는 말만 듣고 온터라 아무 의심없이 갔지만 ㅋㅋ 먹어보니 진입장벽이 높은 음식이었다는것을 완전 체감했습니다.



일단 훠궈라고 불리는 양고기 샤브샤브는 '대'자가 35,000원 이었습니다. 그리고 고기를 추가하면 작은게 12,000원 큰게 15,000원이며 야채를 추가하면 만원을 더 추가하셔야합니다. 저희는 4명이서 '대' 자를 하나만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나머지 요리들도 많지만 너무 많아서 메인 두페이지만 찍었네요. 중국식 찹쌀탕수육인 꿔바로우는 15,000원이었고, 보통 중국집에서 먹을 수 있는 광동식 탕수육도 동일 가격이었습니다. 밑에 있는 경장 육사, 어향 육사도 먹어 보고싶었는데ㅋ 다음에 먹어보기로 하고 우선 훠궈를 기다렸습니다!



기본 세팅으로는 당면, 쑥갓, 배추, 얼린 두부(동두부), 두부피, 양송이버섯, 청경채, 감자 총 8가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채소는 충분히 푸짐했고 한국식 샤브샤브랑 다르다면 얼린 두부와 두부피가 있었다는것이 좀 특이했습니다. 요새 집에서 남은 두부를 얼려서 보관해두는데 나중에 찌개로 사용할때도 맛있었거든요ㅋ



기본 차림은 짜사이, 김치, 땅콩, 땅콩 소스. 중국식 냉면에도 땅콩소스가 들어가죠. 이 훠궈라는 샤브샤브에도 땅콩크림이 나오길래 왜 어떻게 먹어야되길래 이게 나오지 했는데. 맛을 보고서야 알게되었습니다. 양고기도 사진상으로 두툼하게 쌓여있는데 4명이서 먹기에도 푸짐했습니다. 일반 한국식 샤브샤브를 먹으려면 1인당 적어도 12,000원 정도는 내야하고 4명이면 5만원 돈인데, 여기서는 35,000원에 중국식 샤브샤브를 맛볼 수 있습니다.



옆에서 찍은 양고기 더미 사진입니다. 양고기는 누룽내 때문에 못먹는 사람이 많은데, 저는 개인적으로 극호하는 고기라서 양꼬치를 즐겨먹습니다. 



하~~ 오늘의 주인공 고수 라는 풀입니다. 일명 상차이? 라고도 하더군요. 예전에 말레이시아를 갔을때 과일의 왕이라고 불리는 두리안을 먹어봤을때 그 느낌을 이놈을 먹고나서도 비슷하게 느꼈습니다. 이거때문에 동남아 음식이나, 중국 음식을 못먹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무슨 맛이냐 하면 걸레 맛같은 이상한 맛이납니다. 심지어 냄새까지 비려서 ㅋ 비위가 약하신분은 피하시기 바랍니다. 


워낙에 호불호가 갈리는 채소이기 때문에 앞서 나왔던 채소들과는 분리되서 알아서 먹으라고 따로 나오는것 같습니다. 처음에 나왔을때 생풀로 한번 먹어봤다가 도저히 탕에는 못넣겠다 싶어서 4명다 만장일치로 구석에 밀어넣었습니다 ㅠ



탕이 나왔습니다. 왼쪽 붉은 국물은 홍탕이라고 하고 오른쪽 하얀 국물은 백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가운데에 있는게 뭔지 몰라서 물어봤더니 훠궈 소스? 라고 하더라구요. 이것이 우려지면 홍탕이 점점 진해지고 매운맛이 나게 됩니다.



가운데 소스를 건져봤습니다. 여러번 건져보다고 친구가 막 풀어버리고... 그게 맛보기전에는 큰 실수인지 몰랐습니다. 너무 홍탕이 진해져버려서 걷잡을 수 없이 매워졌다는게 함정입니다..ㅠ 보통 다른분들은 저 소스를 적당히 우려서 덜어내거나 아니면 아예 안먹거나 한다 하더라고요. 물론 다먹는 사람도 있겠지만, 우리는 다 우려버렸슴다..



야채들을 다 넣고 찍은 사진임니다. 우리는 먼저 야채를 우려놓고 고기를 넣어서 건져먹었는데 구체적으로 맛표현을 하자면 백탕은 한국식 샤브샤브 와 비슷하게 하얀 육수 맛이 많이 나는 느낌입니다. 약간 좀 더 느끼한 점도 있었는데 백탕은 4명다 맛잇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홍탕이 정말 고비였죠. 우선 여자 두분은 홍탕을 한 숟가락 먹자마자 입이 마취되는 느낌에 백탕만 먹기 시작했고,




친구와 저는 둘이서 홍탕만 조지기 시작했죠. 이 맛은 먹어본사람만 알거같은데 매운게 한국적인 매움(입안이 따갑고 뜨겁고 한 느낌)이 아니라 뭔가 다른 매움이었습니다. 그냥 입술과 입이 마취풀릴때 느끼는 그런 느낌의 매움이었습니다.(그게 매운건줄 모르고 먹다가 땀이 뻘뻘..)


그리고 홍탕을 먹다가 백탕을 먹게되면, 그 홍탕의 특유한 기운때문인지, 백탕의 고기 비린내가 극명하게 느껴집니다. 홍탕으로 먹는 야채 건더기들과 고기는 너무 맵기 때문에 땅콩 크림을 엄청 듬뿍 발라서 먹어야 좀 덜매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땅콩 소스를 별로 안좋아해서 홍탕을 먹다가 백탕으로 갈아탔습니다ㅠ 나중에는 홍탕에 있는 건더기들을 백탕에 좀 씻겨먹으니 그나마 갠찮게 먹었습니다. 



4명이서 큰 착오를 겪은 후 시킨 꿔바로우 입니다. 꿔바로우도 양이 많아서 충분히 나눠 먹을 수 있었고, 여타 다른 중국집과는 다른점이 있다면 찹살보다 고기 비율이 더 높고 단맛이 아닌 시큼한맛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꿔바로우는 가는 집마다 맛이 다 틀린데 저는 찹쌀이 많이 들어가고 물엿같은 소스로 발린 꿔바로우는 질색이라(질기고 금방 질림) 만족스럽게 먹었습니다. 아 사진에는 없지만 마파두부도 서비스로 나왔었는데, 공기밥 시켜서 비벼먹으려다 ㅋ 너무 배불러서 그냥 접었지요 ㅠ 


아무튼 생각보다 진입장벽이 높은 훠궈 였습니다. ㅠ 처음 드셔보시는 분들은 여러 노하우들을 블로그에서 보시고 꼭 가서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이만 포스팅 마치면서 동북화과왕 위치를 찍어드리겠습니다.